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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i days. RSS

비오는 금요일 오전, 멍하니 노트북 앞에 앉아 꽂아든 키린지의 愛のCoda가 투둑투둑 너무 좋다. 바람에 흩날리며 후둑거리는 빗물처럼 연이어 떨어지는 음표가 마음에 투둑투둑. 언제였지, 이런 날 이런 도씨에도 이 노래를 들은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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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늘 아침, 형광등을 환히 밝힌 방에서 안경을 쓴 채 잠에서 깨었다. 새벽에 잠깐 식은 몸만 뎁힌 후 아침 나갈 정돈을 하고 제대로 자려 했는데 그만 이불 속에서 그대로 잠든 모양이다. 다행히 맞춰둔 알람보다 늦게 깨어 방을 들여다본 엄마는 애가 일찍 일어났다 습기어린 날씨 탓에 계속 이불 안에서 밍기적거리나보다 싶었는지 밤새 불켜고 잠든 데 대한 힐난 없이 준비를 서두르란 한마디로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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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따끈한 코코아. 100도씨로 팔팔 끓인 물에 프림 한 스푼, 네스퀵 듬뿍, 단순간단한 코코아는 혀가 데지 않을 정도로 살짝 식혀 마셔야 좋다. 그리고 이건 이상하게 예외적으로_ 엄마가 타줘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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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째인가 베토벤의 Appassionata로 깨는 뒤숭숭한 아침. 밤에 잠들 적 잔잔한 Moonlight가 듣고 싶어 걸어둔 CD인데 하필 담은 연주가 월광 Moonlight -  열정 Appassionata - 비창 Pathetique 이런 순이라 아침에는 Appassionata 쯤이나 되야 잠이 깨곤 한다. 물론 셋 다 꽤 좋아하는 연주이지만 흠. 내 콤포는 CD가 1장 들어가는 녀석인데다 알람을 CD의 트랙 지정 없이 단순 CD 재생으로만 켤 수 있는 녀석이라 늘 수면곡과 기상곡 선정에 애를 먹는다. 잠들기 좋은 곡으로 잔잔한 CD로 꽂자니 아침에 깨지를 못하겠고 아침에 깨기 좋은 상큼한 곡으로 하자니 밤에 잠이 잘 안 오고. 어쩄거나 CD를 바꾸는 걸 잊고 잠든 탓에 결국 온 가족의 괴로움 하에 오늘 아침도 타오르는 피아노 연주로 시작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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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취향이 갈수록 올드에 겉멋이 지는 것같다. 날이 추워지니까 자꾸 CD가 듣고 싶어지는데 포터블 CD플레이어가 깨진 데도 없는데 움직이지 않는데다 배터리가 조루라 그냥 아이팟으로. 근데 나만 그런가. 둥둥거리는 재즈의 베이스나 파르르 떨리는 클래식의 바이올린, 찬찬히 찰랑이는 드럼은 같은 디지털음인데도 리핑 뜬 아이팟 mp3보담 역시 CD가 좋다. 지금 생각나는 건 빌 에반스의 조근조근한 My Foolish Heart, 하이페츠의 심장을 긁어내리는 비탈리 Chaconne,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습 퇴폐한 Tango, 나 멋지지~섹시하지를~ 온 목소리로 어필하는 해리 코닉 주니어의 Cry me a river, 누구의 연주인진 까먹었는데 흘러넘치는 낭만을 꾹 눌러담아 금욕적으로 연주하는 쇼팽의 Nocturne 20번. 아, 뜬금없이 비틀즈도 듣고 싶네. 시월이 다 가지만 배리 매닐로우는 좀 너무 뻔한 듯 싶어 올해는 안 들을란다. 구월 September도 안 들었으니 올해는 선방이다. 어쨌거나 저쩄거나 근데 콘서트는 아라시...;;; 가는 친구가 부럽부럽다. 팬도 뭐도 아닌 모호한 상태에 부대낄 용기도 없어 티켓팅 시도도 못/안했지만. 최근 넘버는 몰라도 2005년까지 발매한 넘버는 대강 다 따라할 수도 있을 것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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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레슨도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끝이라 생각하니 슬프고. 작심세달이다. 결국 Bill Evans도 못치고 안 되는 Swing만 줄곧 버벅거리다 끝이네. 레슨비 부담도 부담이고 앞으로 토요일 일정도 애매하고 그래서 재등록도 못하겠고. 추워지는 다음 계절은 무얼 낙으로 한 주를 살아야 하나 곰곰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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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니저쩌니 오늘 하루도 한 토막. 허리를 넘어가는 구나. 비 오고 차운 날씨지마 마음 포곤한 하루, 그리고 주말:)

2008/10/31 12:58 2008/10/3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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